5월 신고철, 세무회계사무소에서 문자가 옵니다. "증빙과 누락 매출 확인 부탁드립니다." 화면을 몇 번 다시 읽어도 뭘 보내야 할지 감이 오지 않아, 대표님은 일단 답장을 미룹니다.
기장을 맡기고 있으니 알아서 다 챙겨줄 거라 생각하신다면, 이 글이 정확히 대표님 이야기입니다. 결론부터 말씀드리면, 세무대리인에게 최대한 많이 알려주시는 게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.
보이는 매출, 안 보이는 비용
세무대리인에게 신고를 맡기면 위임받은 범위 안에서 업무를 수행합니다.1 그리고 대표님께서 자료 제공을 동의해주신 범위에 한해 자료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. 대표님 사업과 관련된 모든 자료를 확인할 수는 없다는 이야기입니다.
전자세금계산서나 현금영수증을 발행한 매출은, 세무대리인도 홈택스 수임 조회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. 반면 비용은 다릅니다. 새로 발급받은 사업용 카드, 새로 만든 사업용 계좌, 증빙 없이 현금으로 결제한 매입은 알려주시지 않으면 세무대리인도 알 방법이 없습니다. 발행한 매출은 홈택스로 보이지만, 따로 사용하신 비용은 누락되는 경우가 많습니다. 알리지 않은 비용은 신고서에서 그대로 빠질 수 있고, 과세표준뿐 아니라 세율 구간까지 올라갈 수 있습니다.
역할 분담
세무대리인이 대신해 주는 일과, 대표님이 챙겨야 하는 일을 나누면 이렇습니다.
| 영역 | 세무대리인이 하는 일 | 대표님이 챙겨야 하는 일 |
|---|---|---|
| 장부ㆍ신고 | 기장 대행, 신고 대리 | 사업 관련 변동 알려주기 |
| 매출 | 신고서에 반영 | 전자 발행, 현금영수증, 카드매출 외 전달하기 |
| 비용 | 받은 자료로 경비 처리 | 새 카드ㆍ새 계좌ㆍ현금 매입 등 전달 |
| 증빙 | 받은 증빙으로 신고서 작성 | 적격증빙 받아 보관 |
| 인건비 | 원천세 신고, 지급명세서 제출 | 채용ㆍ급여 변동 전달 |
| 상담 | 절세 검토와 자문 | 궁금한 건 먼저 물어보기 |
이 표의 결론을 한 문장으로 말하면 '세무대리인에게 최대한 많이 이야기해 주세요.' 입니다.
신고는 연결됩니다
부가세 신고 내용은 종합소득세 신고의 바탕이 되고, 올해 신고는 다음 해 신고로 이어집니다. 지금 자료를 대충 넘기면 당장은 편할 수 있지만, 나중에 소득이 커져서 공제나 감면을 받으려 할 때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.
부정확한 자료가 누적되거나 부실한 증빙 관리가 지속된다면, 결국 가산세 같은 불이익으로 돌아오게 됩니다.2
세금은 신고하고 납부했다고 끝나지 않습니다. 반듯한 아랫돌에 윗돌을 괴듯 탄탄하게 쌓아가지 않으면 5년 뒤에 흔들립니다. 경영에 몰두해야 할 시간에 세금 때문에 고민하지 않는 것이 사업을 빠르게 확장하는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.
알아서 해줘야 되는 거 아닌가요?
수수료 내가며 맡기는데 세무대리인이 알아서 해줘야 되는 거 아닌가요? 사실 그렇게 되면 모두가 편하겠지만, 세무대리인은 위임 받아 열람 가능한 자료 범위에서 추정할 수 있을 뿐입니다.
한 가지 다행인 점은 실력 있는 세무대리인이라면 근황 이야기를 나누다가도 업종별로 어떤 절세 포인트가 있는지 먼저 물어봐 줍니다. 다만, 변화가 생겼을 때는 대표님이 먼저 연락하는 편이 가장 확실합니다.
사전 상담 습관
큰 지출을 하거나 새로운 거래를 시작하기 전에는 미리 물어보는 습관을 들이는 게 좋습니다. 거래를 시작하기 전에 물어보세요. 끝난 뒤에는 되돌리기 어렵습니다. "이 지출이 비용으로 인정되나요? 관련해서 받을 수 있는 혜택이나 주의해야 할 부분이 있나요?" 정도로 물어보면 충분합니다.
업종 변경은 특히 조심하세요
업종을 추가하거나 바꿀 계획이 있다면 반드시 실행 전에 상의하세요. 업종에 따라 적용되는 세율이나 감면, 신고 방식이 달라질 수 있거든요. 예를 들어 2025년 12월 31일 이전에 수도권과밀억제권역 밖에서 창업한 34세 이하 통신판매업(스마트스토어) 대표님이라면, 청년창업 세액감면으로 소득세를 전액 감면받고 농어촌특별세도 붙지 않아 세금이 0원일 수 있습니다.3,4,5 그런데 업종 한 줄을 잘못 바꾸면 이 감면이 사라져, 0원이던 세금이 1억 원이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. 사업자등록을 정정하기 전에 한 번 확인하는 것만으로 이런 손해를 피할 수 있습니다.
오늘 할 일
① 큰 지출이나 새로운 거래는 사전에 물어보세요. "이 지출이 비용으로 인정되나요? 관련 혜택이나 불이익 있나요?"라고 물어보는 걸 습관으로 만들어두세요.
② 새 카드ㆍ새 계좌ㆍ현금 거래가 생겼다면 꼭 알려주세요. 세무대리인이 파악할 수 없는 부분은 반드시 따로 알려주셔야 비용이 누락되지 않습니다.
③ 업종 추가나 변경 계획이 있다면 실행 전에 반드시 상의하세요. 사업자등록을 정정하기 전에 한 번 확인하는 것만으로 충분합니다.
